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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노래방에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음향 장비 감별법

압구정 일대에서 노래방을 찾는 이들은 대개 겉만 번지르르한 인테리어에 속아 넘어가기 일쑤다. 옛날에는 최소한의 음향 세팅이 안 된 곳은 업자 축에도 못 끼었는데 요즘 것들은 겉면의 조명이나 앱 연동 기능 같은 부차적인 것에만 목을 맨다. 정작 마이크와 스피커의 상성이 맞지 않아 찢어지는 고음이나 먹먹한 저음이 섞이는 건 파악조차 하지 못한다. 공간의 밀도와 음향 기기의 출력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그곳은 그저 비싼 대여료를 내는 방음 상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내가 모아둔 업계 자료들을 보면 마이크 수음부의 감도와 앰프의 감쇄 조절값이 해당 상권 노래방의 수준을 결정짓는다. 압구정에서 운영되는 업소들 중 상당수가 기기 관리보다는 방의 회전율에만 집착하고 있다. 덕분에 며칠 전 가본 곳에서는 마이크 그릴에 낀 이물질 때문에 음색이 탁해지는 현상을 목격했다. 장비는 수집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소모품이다. 관리가 안 된 기기는 예민한 귀를 가진 사람에게는 고문과 다름없다는 진실을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방을 안내받을 때 무조건 넓은 곳을 고집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 압구정 노래방의 구조적 특징상 층고가 높거나 면적이 비정상적으로 넓은 방은 오히려 잔향이 과하게 발생해 소리가 뭉친다. 가장 좋은 선택지는 적당한 크기의 방에 흡음재가 벽면 곳곳에 잘 부착된 곳이다. 단순히 인테리어 효과를 위해 붙여놓은 모형이 아니라 실제 음파를 흡수할 수 있는 재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소한 차이를 아카이브 해두는 것이 결국 낭패를 피하는 길이다.

요즘 압구정에서 제대로 된 노래를 부르려면 예약 시점에서부터 업주에게 음향 점검 상태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당연히 대답은 뻔하게 돌아오겠지만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당혹감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그 업소의 운영 마인드를 파악할 수 있다. 앰프의 기본 설정값이 낮게 잡혀 있는지, 특정 주파수 대역에서 웅웅거리는 하울링이 발생하는지 체크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정보조차 확인하지 않고 돈을 지불하는 행위는 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처럼 수십 년간 이 바닥의 소음을 들어온 사람에게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포장인지 금방 드러난다. 부디 겉모습에 눈이 멀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